소 실
안녕하세요, 소실 님! 킨디매거진 구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소실 : 안녕하세요, 킨디매거진 구독자분들. 소실이라는 이름으로 음악 하고 있는 김성빈이라고 합니다. 3월 17일에 [몽상은나의조랑말]이라는 10곡짜리 첫 정규앨범을 발매했고, 슬로우코어/포크에 가까운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소실의 첫 정규앨범 [몽상은나의조랑말]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으셨나요? 이 앨범을 통해 리스너들이 어떤 감정이나 장면을 떠올렸으면 하나요?
소실 : 사실 특정한 이야기를 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간 썼던 곡들 중에서 한 앨범으로 만들만한 곡들을 모 으다보니 [몽상은나의조랑말]의 결과물이 나왔습니 다. 가사 또한 어떻게 보면 모호한데, 제 삶에서 일어 난 다양한 시간대의 일들을 가사로 풀어냈습니다. 앨범 작업을 다 하고 몇 개월 뒤에 들어보니 저한테 는 이 앨범이 제 어린 시절에 관한 것처럼 느껴졌어 요. 앨범을 들으시는 분들은 개인이 경험하신 것들 에 따라 다른 것들이 느껴지셨으면 좋겠어요.
슬로우코어, 이모포크, 얼터너티브 포크 등 여러 장르적 언어 들이 소실의 음악에 겹겹이 얽혀 있습니다. 스스로가 느끼기에 ‘소실 사운드’는 어떤 결로 규정될 수 있을까요?
소실 : 이번 앨범은 슬로우코어와 이모포크가 가장 가까운 장르인 것 같아요. 매번 제가 만들고 싶은 음악이 조금씩 바뀌어서, ’소실 사운드’는 아직 규정하기는 어 려운 것 같아요. 자기 노래를 쓴다는 것은 결국 하고 싶은 음악과 할 수 있는 음악의 접점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소실 이전에 했던 음악은 제가 부르면서도 저한테 어울린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앨범은 부를 때 스스로 어색하지 않아서 좋아요. 앞으로 편안하게 연주하고 부를 수 있는 음악의 주를 더 넓히고 싶긴 합니다.
앨범 작업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긴 가장 기억에 남는 협업의 순간이나 말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소실 : 이번에 이대봉 님이 프로듀서 역할을 같이 하셨어요. 앨범의 큰 틀을 잡는 것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드럼녹음이 제일 막막했는데, 대봉 님이 많은 걸 도와 주셔서 원활하게 마칠 수 있었어요. 또 드럼 연주를 해주신 김창원 님도 제한적인 환경에서 좋은 연주를 해주셨구요. 믹싱 과정에서도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는데 대봉 님 조언으로 결과물의 밀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앨범 발매를 하고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다양한 경로로 공유해주시거나,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셨어요. 어떤 일을 하든 제일 힘이 빠지는 게 그 어떤 피드백도 없는 거라고 생각하는 데, 다양하게 주시는 피드백에 창작을 이어갈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앨범 속 곡들은 꿈과 현실 사이의 감정이나 기억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작곡이나 작사에서 특히 영감을 주는 순간이나 장면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소실 : 아글라야 페터라니라는 분의 책을 읽었는데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같은 문장을 한 페이지 빼곡히 적은 게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글보다도 한 페이지를 빼곡히 적은 그 문장이 더 절실하게 느껴졌어요. 언어에 대해서 교육받을 때 문법이나 좋은 글에 대해서 어떤 형식을 강요받게 되는데, 창작할 때는 이런 규칙을 다 깨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규칙을 깨고자 많이 노력하는데, 자신만의 언어가 가진 힘이 얼마나 센지 배울 수 있던 순간이었어요.
앞으로 소실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장면이나 풍경이 있다면, 음악 안팎에서 어떤 모습을 그리고 계신가요?
소실 : 제가 영상을 전공해서 영상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영상음악이나 좀 더 시각과 관련된 작업을 해 보고 싶습니다. 음악적으로는 더 다양한 소리를 다뤄보고 싶어요. 신디사이저나, 관현악기, 드럼머신도 활용해보고 싶은데 들을만한 음악이 나오려면 훈련을 더 많이 해야할 듯 합니다. 또 비슷한 결을 가진 음악가 분들과 기획공연을 해 보고 싶은데, 혼자서 기획하려니까 쉽지가 않네요. 무엇이 되었든 앞으로 느리더라도 꾸준히 활동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 이서인 발행 | 킨디라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