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안녕하세요, 재경 님! 킨디매거진 구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재경 :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이재경입니다. 킨디매거진을 통해 인사를 전할 수 있어 참 반가운 마음이에요! 이번에 발매한 '어렵게 꺼내는 말'이라는 노래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
이번에 새로 발매된 싱글 '어렵게 꺼내는 말'은 어떤 곡인가요?
재경 : '어렵게 꺼내는 말'은 오랜 시간 마음 속에만 머물던 감정에 대한 곡이에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때로는 애써 감춰야만 했던 말들이 있어요. 어떤 마음은 말이 되어 꺼내지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해요. 사랑을 하면서도 내 안의 불안을 들키기 싫어서, 혹은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싶어서 계속 미뤄왔던 말들, 차마 말이 되지 못한 생각들.
말을 아끼는 것이 사랑을 지키는 것이라 믿었던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그 침묵이 얼마나 무거운 것이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죠. 그제서야 마음은 서서히 무너지고, 내 안에 남은 말들이 하나둘 선명해져요. 그리고, 무너져가는 사랑을 마주하면서도 사랑을 놓고 싶지 않았던 내면에 대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꺼내는 말'이 어떤 분들에게 특별히 닿았으면 하나요? 혹은 어떤 상황에 있는 리스너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시나요?
재경 : 사실 이 곡은 제 안에 머물던 문장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과정 그 자체였어요. 사랑을 하면서도 자꾸 뒤로 물러났던 이유,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마음 속에 가라앉은 채로 남아 있었거든요. 하지만 말하지 못한 채 삼켜낸 감정들, 끝내 표현하지 못한 마음의 무게가 많은 이들의 내면에도 똑같이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이별이든, 관계 속의 두려움이든, 혹은 그냥 오래 품고 있던 마음이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이 곡이 꼭 사랑의 끝에 선 이들뿐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마음 속에서 무언가를 껴안고 계셨던 분들, 말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아는 분들께도 더욱더 닿아지기를 바랍니다.
이번 곡에는 싱어송라이터 이재경만의 섬세한 표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작사·작곡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메시지나 표현은 무엇이었나요?
재경 : '어렵게 꺼내는 말'을 쓰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건, '이 감정을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였어요. 이 곡 안에는 분명히 사랑이 있고, 후회가 있지만 그 모든 감정들보다 더 먼저 오는 건 침묵했던 시간들에 대한 체념 같은 것이었어요. 그래서 어떠한 장면보다도 그 감정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풀어낼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사랑은 종종 '하지 않은 말'로 기억되기도 하더라고요. 상대에게 닿지 못한 마음과 나를 오래도록 붙잡고 있는 순간들을 가능하면 가장 덜 왜곡된 감정으로 꺼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노래를 통해 슬픔이나 이별을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끝내 꺼내지 못한 말들이 한 사람의 내면 안에서 얼마나 깊고 길게 머무를 수 있는지에 대해 전달하고 싶었어요. '무엇을 끝내 말하지 못했는가'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과 같이, 그 침묵의 무게야말로 말하지 못한 사랑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 불안, 이해, 이별처럼 복잡한 감정을 음악에 담아낼 때, 평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나 창작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재경 : 음악은 감정의 흔적이기 때문에, 저는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곡을 써요. 그래서 저는 늘 감정이 어떤 모양과 온도로 내 안에서 움직였는지를 따라가보고, 그것의 가장 깊은 단면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해요. 말로 하면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감정도 음악 안에서는 깊어질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런 움직임들은 특히나 더 섬세하게 포착해야 해요. 말 한마디를 건네기까지의 수많은 망설임 같은 미세한 움직임들이 훨씬 진짜에 가깝다고 느끼거든요. 소리 하나, 음 하나를 고르는 일 조차도 저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과정이기 때문에 모든 요소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멜로디와 가사, 편곡이 가장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조화의 순간을 위해 저는 아주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갈등해요.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춘 소리와 언어 위에 목소리를 얹으면 감정의 아주 깊은 곳과 단둘이 마주할 수 있어요. 결국 음악은 제가 가장 솔직해지는 공간이 돼요. 제게 음악을 만든다는 건 가장 사랑하는 방식으로 나를 이해하고, 누군가에게 다정히 건네는 일이에요. 내 안의 모든 감정들을 정직하게 담아낸 음악이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런 순간들을 위해 저는 계속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음악 활동 계획이나 새롭게 준비 중인 소식이 있다면 마무리 인사와 함께 말씀해 주세요.
재경 : 앞으로도 저는 다채롭고 솔직한 방식으로 음악을 계속 꺼내고 싶어요. 어떤 형식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사랑이든 그리움이든, 혹은 아주 작고 섬세한 감정일지라도 음악 안에서는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도록요. 지금도 제가 직접 쓰고 불러온 여러 곡들을 준비하고 있고, 차곡차곡 발매될 예정인데요, 각 곡마다 다양한 온도와 결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늘 같은 태도, 진심으로부터 시작된, 서두르지 않는 고백이 담겨 있을 거예요. 그때그때 마음 안에 가장 진실하게 머무는 것들이 될 것입니다 :)
늘 저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마음을 내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이 여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음악들로 모두의 마음에 천천히 닿아가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함께해 주세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인터뷰 | 이서인
발행 | 킨디라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