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온
안녕하세요, 서온 님! 킨디매거진 구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킨디매거진 구독자 여러분. 따뜻한 목소리로 불완전함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서온입니다. 매거진을 통해 인사 드리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잘(?) 부탁드립니다.ㅎㅎ
우선, 신곡 ‘여름이 될게’ 발매를 축하드립니다! 이번 싱글은 어떤 이야기를 담은 곡인지 소개해주세요.
이번 신곡 ‘여름이 될게’는 저의 가장 오랜 친구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에요. 재작년 4월, 그 친구를 만났던 날 추적추적 봄비가 내렸어요. 그 시기에 친구가 정말 힘든 일을 겪고 있었는데, 엉엉 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하면서 끝까지 눈물을 꾹 참더라고요. 그 모습이 꼭 봄비 같았어요.
그날 친구를 보내고 혼자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저도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그 해 봄은 저한테도, 그 친구한테도 속상하게 기억되는 계절이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여름이 되어 준다면, 그 친구가 장맛비처럼 시원하게 울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그 친구의 눈물을 다 가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요. 그래서 이 곡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곡의 제목처럼 ‘여름이 된다’는 건 서온 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특히 이번 곡에서는 밝고 찬란한 여름이 아니라, 조금은 어둡고 축축한 여름을 담으셨는데요. 그렇게 표현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여름’ 하면 대부분 찬란하고 청량한 이미지를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듯, 여름도 마냥 밝기만 한 계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요즘 한국 여름이 장마도 길고, 흐릴 때도 많구요. ㅎㅎ 저는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그런 이면들을 꺼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저에게 ‘여름이 된다’는 건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비춰주는 것, 그리고 그 감정들을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의미인 것 같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곡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계절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곡의 마지막 부분의 “여름이 가면 우리 다시 반짝이자”라는 가사가 인상 깊어요. 곡을 다 듣고 난 뒤, 리스너들이 어떤 감정의 여운을 느끼길 바라시나요?
이 곡에서 말하는 ‘여름’은 힘든 시기를 의미해요. 그래서 마지막에 “여름이 가면 우리 다시 반짝이자”라고 말한 건, 이 시기가 지나면 우리 다시 웃을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전하고 싶어서에요..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힘든 일들도 결국엔 모두 지나가고, 그렇게 또다시 가을은 찾아오니까요.
세상에 영원하길 바라는 행복한 순간들도 영원하지 않은데, 힘든 순간이 영원할 리는 없잖아요. ‘그냥 펑펑 울어도 돼’에서 끝내고 싶다기보단, 그 이후의 밝은 미래가 있을 거리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건 리스너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어쩌면 제 자신에게도 건네는 말인 것 같아요..
저도 늘 생각이 많고, 앞서 걱정하는 편이라 가끔은 이 불행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에 휩싸일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 가사는, 그런 저에게도 ‘결국 이 여름은 지나갈 거야. 가을이 오면 나도 다시 웃을 수 있을 거야’라는 다짐처럼 남게 되었어요.
‘여름’이라는 감정을 소리로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신 사운드나 편곡 요소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여름’이라는 감정을 소리로 표현하기 위해 편곡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곡의 다이나믹을 위해 드럼 연주도 1절에서는 브러쉬를 사용해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같은 느낌을 표현했고, 곡이 진행될수록 연주법이 다양해지며 비가 내리는 정도가 고조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3절 후렴에는 뒤에 나오는 ‘바람에 실려’라는 가사의 이미지가 더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에 입으로 부는 악기인 우드윈드를 활용해 몰입감을 높이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곡 자체가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이라, 3절 후렴에서는 전조를 통해 톤 자체가 조금 더 밝아지도록 조를 올렸어요. 계절이 바뀌는 흐름과 맞물려서 감정에도 자연스럽게 환기를 주고 싶었고요.
저는 음악을 만들 때 영상이나 상황을 상상하며 만들 때가 많기 때문에, 악기나 반주 편곡에서도 몰입감을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제 곡을 직접 편곡하고, 믹스하게 된 다음부터는 고민이 몇 배로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서온 님의 곡에는 ‘계절’, ‘날씨’, ‘자연물’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러한 자연적 모티프들이 서온 님의 감정 표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곡을 쓸 때는 대부분 제가 직접 느낀 감정에 대해 쓰는 편이에요. 근데 그 감정이라는 건 사람마다 느끼는 방식이 다 다르잖아요. 각자가 가진 성격이나 살아온 삶, 경험 같은 게 다르니까요.
그래서 제 감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전달하려다 보니,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는 계절이나 날씨 같은 자연의 흐름을 자주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익숙한 자연의 이미지로 감정을 비유하면, 조금은 더 쉽게 마음을 건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물론 각자의 계절이나 자연의 섭리도 다르게 이해될 수 있겠지만, 그런 부분에서 하는 고민들은 쉽고 직접적인 가사로 해결하려 해요. 어떤 감정이든 듣는 사람이 자신의 기억과 겹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요.
마지막으로, 이번 곡을 들어주실 리스너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함께 마무리 인사 부탁드립니다.
‘여름이 될게’를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노래가 지금 이 계절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숨 쉴 틈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우리 모두 각자의 여름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 시기가 아무리 축축하고 버겁더라도, 결국엔 계절은 바뀌고, 우리는 다시 반짝일 수 있을 거예요.
제 음악이 그런 시간의 곁에 잠시 머물 수 있었으면 해요. 앞으로도 저만의 속도로, 진심을 가득 담은 음악 들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 이서인
발행 | 킨디라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