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없는집

by XINDIE posted Jun 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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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없는집

 

 

안녕하세요, ‘문없는집’ 여러분! 킨디매거진 구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밴드 ‘문없는집’은 어떤 음악을 만들어가는 팀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킨디매거진 구독자 여러분. 밴드 문없는집입니다. 저희는 밴드명처럼 열린 틈으로 경계를 허무는 음악을 지향합니다. 가요, 인디팝, 드립팝, 펑크 등을 느슨한 기반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고, 꽤 오랫동안 기억과 시간, 사라지거나 남겨지는 것들에 대해 노래해왔습니다.

 

 

 

지난해 발매된 [MIRAE COMPLEX Pt. 1]에 이어, 정규 1집의 두 번째 이야기 [MIRAE COMPLEX Pt.2]가 지난 5월 4일 발매되었어요. 두 작품은 ‘쌍둥이 앨범’이라는 표현으로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문없는집에게 ‘MIRAE COMPLEX’는 어떤 프로젝트였나요?

 

효진 | 거의 결성 초기부터 이야기해왔던 프로젝트였어요. 사실 그 당시에는 시간과 미래를 소재로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 정도의 막연한 생각만 있었는데요. 수 년간 밴드 활동을 이어오며 이 이야기와 관련된 미공개곡들이 쌓이고, 제 때 나오지 못한 곡들과 최근에 써진 곡들이 버무려져서 문없는집의 지난 몇 년이 아카이빙된 프로젝트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꽤 어렸을 때부터 지나가는 시간들을 붙잡고 싶어했고, 사라지는 것, 떠나는 것, 남겨지는 것에 대해 늘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밴드를 끊어질 듯 말 듯 계속 이어오는 행위 자체가 제가 가진 집착이나 두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성준 | 자세한 스토리는 몰랐지만 효진, 민식이 꽤나 오랫동안 계획해온 프로젝트구나, 생각하고 있었어요. 처음 MIRAE COMPLEX 라는 표현과 앨범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전부 받아들이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그 의미가 와 닿았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MIRAE COMPLEX 증상을 앓고 있지 않을까요?

 

민식 |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한 챕터를 정리해나가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현재에 부재한 시간을 붙잡으려 하는 저 자신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20대 내내 꽤 집착하던 내용이었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조금 가벼워지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여진 | 민식오빠의 MIRAE COMPLEX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시간여행’이라는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지만, 동시에 아주 현실적인 감정들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문없는집이 시간과 미래라는 키워드에 매료되어온 이유가 궁금합니다.

 

효진 | 처음에는 이유를 알 수 없이 그냥 ‘미래’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상상에 매료되어 있었어요. 그건 마냥 밝기만은 한 상상은 아니었어요. 어딘가 부서져있어서 매혹적인 상상이었죠. 폐허나 공사장을 산책하던 버릇이 있었는데 그런 장소들을 거닐다보면 우리들의 삶이 한 묶음의 수레가 된다면 어떨까. 우리는 결국 어떤 모습으로 남겨질까. 이런 질문들이 따라왔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라는 사람은 말하자면 미래 콤플렉스 그 자체인 사람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졸업식마다 우울해하던 사람. 우리는 왜 늘 떠나와야만 하는가, 하며 억울해하고. 죽음이라는 숙명, 혹은 비유적인 죽음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을 했었고요. 그렇지만 우리가 끝이라고 생각하던 것들이 실은 모두 이어져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포함해서 다른 이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간과 미래라는 단어를 파고들지 않았나 싶어요. 시간은 우리가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니까. 그것을 벗어나는 상상을 하는 것 (Pt. 1),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조금 덜 괴롭게 살아가는 것 (Pt. 2) 이렇게 두 갈래의 이야기가 나온 것 같네요.

 

민식 | 그러게요. 왜 이렇게 시간이나 미래 같은 것들에 매료되는 걸까요. 저는 원래부터 시간을 다루는 이야기들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어떤 결핍을 건드리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그때 이랬으면 어땠을까’, ‘미래는 조금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이미 지나가서 바꿀 수 없는 걸 어떻게든 붙잡고 싶어하는 마음이니까요.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끝이지만, 인간은 계속 거기에 거스르려고 하는 모습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불굴의 의지에 매료되는 것일 수도 있고, 또 반대로 루프물 같은 걸 보면 결국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도 느껴지고요. 그런 충돌이 흥미로운 것 같아요.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볼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기술이 바꿔놓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같은 것들을 자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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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없는집의 음악에는 마치 오래된 기억이나 이미 지나가버린 풍경을 더듬는 듯한 감각이 자주 등장합니다. 멤버분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장소나 풍경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민식 | 어릴 적 수색동에서 초등학교 가던 길, 해마다 가족들과 놀러 간 아산스파비스, 지금은 돌아가신 도봉동 할머니댁의 냄새,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 스쿨버스의 흔들림 같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여진 | 항상 여름만 되면 제가 7살 때 살던 아파트 울타리를 뒤덮은 장미 넝쿨들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요즘 다시 가보면 장미들이 사라져 있어서 더 추억하게 되는 것 같아요.

 

효진 | 여섯 살 즈음에 집으로 돌아가던 오후 언덕의 내리막길. 왼편으로 논밭이 있고 오른편에 낮은 집들이 있는데 모든 공기가 연두색이었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벚꽃잎을 주우러 다니던 사제공원 골목길. 꿈에 나와도 늘 날씨는 꽃잎처럼 희멀건 흐린 하늘입니다.

 

성준 |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던 산책로, 아버지와 주고받던 캐치볼, 매일 차를 타고 등교하던 등교길에 있었던 자그마한 터널, 구립 청소년 오케스트라 정기공연에서 연주하던 바이올린 선율 등등이 떠오릅니다.

 

 

  

문없는집의 음악은 드림팝, 신스팝, 인디록 같은 다양한 질감이 섞여 있으면서도 어딘가 낯익고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앨범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운드나 질감이 있었나요?

 

민식 | 이번 앨범은 사운드보다 이야기가 더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질감적인 통일성을 아주 강하게 붙잡고 가려 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전반적으로는 어떤 어드벤처 같은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앨범 전체를 이어서 들었을 때 하나의 영화처럼 흐름이 느껴지도록 구성하려고 했고, 마지막에는 긴 모험이 끝난 뒤 다시 현실과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동력을 얻게 되는 느낌이 들었으면 했습니다.

 

효진 | 저도 사운드나 질감을 생각하는 단계 이전에 그냥 저희가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해서 작업을 했습니다. 다만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다고 해서 빈티지한 사운드를 차용하거나, 미래적인 사운드를 연상시키거나 이렇게 단순하게 번역되는 건 지양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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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게 될까” 같은 질문들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문없는집은 음악을 통해 답을 찾고 싶은 팀에 가까운가요, 아니면 질문을 오래 붙들고 싶은 팀에 가까운가요?

 

성준 | 저는 음악에서 질문거리를 찾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들은 다음 깊은 고민에 빠지죠. 그래서 생각할 만한 질문을 던져주는 노래, 철학적인 가사가 담긴 노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민식 | 음악에서 답을 찾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답은 삶에서 찾아야죠. 음악은 상태를 표현하는 것 같아요.

 

 

 

오는 6월 12일 롤링홀에서 열리는 문없는집 단독 콘서트 <MIRAE COMPLEX>에서는 Pt. 1과 Pt. 2의 곡들, 그리고 오래 불러온 문없는집의 노래들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질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방식의 ‘시간여행’을 경험하게 될지 살짝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효진 | 저희 정규 앨범 자체가 과거-미래-현재를 넘나드는 흐름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각가 다른 시기에 쓰였던 노래들을 이으면서 앨범 내적인 시간의 흐름뿐만 아니라 문없는집이라는 팀으로써의 시간을 재구성해보려 합니다. 저희 음악을 들어온 여러분의 시간도 아마 재구성되지 않을까요?

 

여진 | 이번 공연을 보시고 난 후 이게 꿈이였는지 실제였는지 헷갈리는 여행을 한 것 같은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늘 시간을 여행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요”라는 공연 소개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준비한 <MIRAE COMPLEX>가 완성되어가는 지금, 이번 공연을 통해 리스너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마음은 무엇인가요?

 

민식 | 한 편의 SF 블록버스터를 지나온 듯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진 | 관객분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준 | MIRAE COMPLEX 증상을 앓고 계신 분들께, 그 증상이 치유되는 공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MIRAE COMPLEX 공연을 오롯이 즐기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효진 | 음악이 흐르는 그 순간!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며 즐거이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뷰 | 이서인          사진 | 문없는집 제공          발행 | 킨디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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