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hyo

by XINDIE posted Mar 16, 2022
Extra Form
회차 22년 3월
아티스트 kohyo

Xindie_Vol77_0_main.jpg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노래하고 싶어요.

 

인터뷰 김희준 ㅣ 사진 오병환 @saramsazinㅣ 편집 오상훈

 

 

수더분하고 담백한 표정에 아무런 꾸밈없는 발성, 하지만 그 속에 옅은 우울감이 깃든 감성적인 여운을 내포하고 있는 '손전등'이라는 곡으로 2019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처음 입상한 이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신의 곡을 하나씩 발표하며, 본격적인 프로 뮤지션으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신인 뮤지션!

 

앞서 언급한 목소리에 잘 어울리는 습윤한 멜로디의 곡들, 그리고 그런 음악과 무척이나 동질감 강하게 이어지는 가사까지, 3박자가 서로 잘 어우러지는 이 뮤지션의 음악은 잘 다듬어진 매끈함과 세련됨보다는 아직 가공되지 않아서 그 빛이 가려져 있고 언뜻 보기에 별로 티 나지 않는 원석과도 같이 느껴진다. 앞으로 얼마나 더 수려한 빛을 발하게 될지, 그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늠할 수 없기에 오히려 더 기대되는 이 젊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이름은 바로 코요(kohyo)

 

프로필사진.jpg

 

음악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된 시점, 그리고 프로 음악가로 자신의 길을 정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궁금해요.

 

부모님께서 CCM을 하세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랐어요. 집에서 곡을 쓰시는 아빠를 보며 자라서인지 첫 자작곡을 쓸 때도 거창한 이유나 계기가 필요치 않았어요. 제가 이모 삼촌이라고 부르는 분들에게 악기를 배우곤 했고요. 그래서인지 드라마틱한 계기는 없었어요. 언제부터 뮤지션을 직업적인 꿈으로 선택했는지 저도 정확히 기억이 안 날 정도로요.

 

물론 제 어린 시절의 다른 반쪽은 축구가 차지하고 있긴 했어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가 당연히 축구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근데 부상 때문에 처음으로 몇 주간 축구를 쉬어야 했던 적이 있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고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크게 느꼈어요. 그때부터 이걸 직업으로 선택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선수가 되면 부상은 더더욱 피할 수 없을 테니 말이죠. 그렇게 중고등학교 때부터는 자연스레 음악에 마음의 무게를 더 싣게 된 것 같아요.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입상, 그리고 얼마 전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원콩쿠르에 우승자가 되면서 서서히 인디 팬들과 내부 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으시죠. 주변 상황이나 본인 스스로도 뭔가 달라진 부분이 있으실 거 같은데 어떠세요?

 

사실 큰 변화를 느끼진 못하고 그대로인 기분이에요. 오히려 전보다 자신이 없고 제 음악을 의심하는 요즘이라 원콩쿨을 우승했을 때는 의아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그만큼 이 모든 게 내가 하는 일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다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경연들을 통해서 좋은 인연들이 많이 생겼다는 거예요. 입상한 것도 물론 감사하고 기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 제 삶에는 더 긴 여운을 남겨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원콩쿨을 통해선 예진이라는 동갑 뮤지션과 친구가 되었고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의 동문 친구들 몇 명과는코니섬세린이란 이름으로 모여 놀기도 하고 음악도 만들게 되었어요. 모두 그런 자리가 없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에요.

 

 

곡과 가사를 쓸때 어느 쪽에 먼저 아이디어를 두고 만들어가시는 지 궁금해요. 제가 듣기엔 가사를 먼저 떠올리고 멜로디를 맞춰 나가지 않나 생각되는데

 

예상하신 것처럼 가사를 먼저 떠올릴 때가 대부분이에요. 첫 모티브나 곡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텍스트로 먼저 정리가 돼서 그런 것 같아요. 10대 때는가사야 만든 멜로디에 맞춰 다듬을 수 있지 않나란 생각을 하며 멜로디를 먼저 쓰곤 했어요. 요즘과 정반대지요. 지금은 한쪽이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그 방법만을 고수한다기보다는 가사를 먼저 쓰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해서 그렇게 작업을 하곤 합니다.

 

 

음악적으로 영감, 혹은 영향을 받는 대상이 있는지 궁금해요. 음악가는 물론이고 그외 문학, , 영화등 어느부분이든 상관없으니 편하게 이야기해주셔요

 

많은 싱어송라이터 분들이나의 곡은 100% 나의 이야기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의 자작곡 중에서 제 이야기와 감정만을 100%로 담은 곡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하지 않는다 보다 하지 못한다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해요. 첫 모티브가 되는 영감은 저의 경험 또는 제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자주 얻어요. 영화나 책에서 얻기도 하고요. 하지만 결국 상상으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붙이고 덧대어야 곡을 완성할 수 있어요. 첫 모티브가 저의 이야기라면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면나였다면 어땠을까?” 또는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를 상상하곤 해요. 그리고 사운드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할 아티스트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분들의 음악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을 텐데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단지 몇 명으로 추리는 일은 저한테 너무 어려운 일이거든요.

 

Xindie_Vol77_4.jpg

 

 

경연대회 입상곡인 '손전등'과 달리 사운드클라우드와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 있는 'WAVE ON EARTH' 를 비롯 'Gray City' 같은 곡들은 가사도 영어로 쓰여졌고, 상대적으로 좀 더 팝스러운 진행이 돋보여요. 그런데 이 곡들은 기존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공개되어 있지 않던데 차후 새롭게 사운드를 입혀서 공개할 예정인지, 아님 국내 음원사에서는 공개하지 않을건지 궁금해요.

 

두 곡 다 기회만 된다면 국내에서 발매하고 싶어요. 한 곡은 올해 발매할 EP에 수록할 계획이고요. 사실 제 초반 자작곡들은 대부분이 영어 가사였어요. 딱히 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 그때는 그게 더 편했거든요. 사람들은 이미 많은 팝송을 듣지 않나, 궁금한 가사는 번역기를 돌려가면서까지 듣지 않나란 생각에 그 노래들을 한국에서 발매해도 상관없겠다 싶었어요. 지금도 같은 마음이고요. 저만 해도 해외 음악을 더 많이 듣는 편이다 보니 국내에서 영어 노래를 발매하는 것에 큰 망설임을 느끼진 않는 것 같아요.

 

경연대회수상작인 손전등이 현재 유일한 발매작인데 차후 앨범 발매계획이 있을까요? (EP, 정규, 혹은 싱글 포함)

 

올해 첫 EP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진 않아서 정확한 발매 시기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올해 꼭 나올 테니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앞서 소개한코니섬세린으로 싱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도 아직 발매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름을 기억해달란 의미에서 미리 소개해 드립니다.

 

! 활동명 kohyo(코요)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요?

 

kohyo는 제 본명의 성인 ‘koh’, 좋아하는 단어인고요를 합친 이름이에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긴 했지만 사실 고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어감이 마음에 든다는 단순한 이유에서였어요. 이름을 고정적으로 영문으로 표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한글보단 영어로 발음할 때의 어감이 더 마음에 들어서입니다. 그리고 제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마음에 드는 의미라 하나 덧붙이자면, 학교를 통해 밴드안녕바다의 보컬로 계신나무님을 알게 되었어요. 근데 어느 날 그 분이 갑자기 제 생일을 물으셨어요. 대답해 드렸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제 생일이 단풍이 절정인 시기에 있는데 코요(こうよう)가 일본어로 단풍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서였답니다.

 

앞으로의 음악활동에 있어서 마음가짐이나, 지향점 등을 알고 싶어요.

 

 

저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더 많이 노래하고 있다는 걸 최근에 깨닫게 되었어요. 보이진 않지만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요. 음악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구분 없이 무언가를 들려줄 수 있고,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참 좋더라고요. 들려줌으로써 무언가를 드러내는 음악이란 좋은 도구를 가지고 저는 계속해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더 많이 노래하고 싶어요.

 

 

 


 

*'kohyo's' 덕밍아웃*

 

레고.jpg

 

레고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에요. 저희 집은 가방 안에 사촌과 지인들에게서 받은 레고 벌크를 모두 뒤섞어 담아놓곤 했어요. 끈을 풀면 동그랗게 펼쳐지는 가방 주위로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둘러앉아 함께 놀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아직도 설명서 없이 마음대로 만드는 레고에 익숙해요

 

사진  레고는 가장 최근에 만든 우주선입니다지인의 집에 놀러 갔는데 레고 벌크가  박스나 있길래 9 친구와 나란히 앉아 각자 우주선을 만들기로 했어요저는 부럽다는 말을 자주 했고  친구는  이리 오래 걸리냐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kohyo's' 띵곡*

 

 

1. Lawns - Carla Bley 

 

기분이 좋을 때나 좋을 때나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에요. 분주한 마음을 잔잔하게 하고 싶을 가장 먼저 찾는 곡입니다. 저는 해도 곡으로 시작했답니다

 

 473607.jpg

 

2. Childhood - Yohna 

 

 

2022 신보 가장 빠져있는 하나입니다. 낮보다 밤거리가 어울리는 곡인데요 저는 왠지 야경의 흔들리는 불빛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20444983.jpg

 

?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