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바

by XINDIE posted May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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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3년 4월
아티스트 코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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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면에 비치는 빛의 아름다움을

다채로운 변박으로 담아내다

 

 

 ‘반전 매력이라는 말이 있다. 알고 있거나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때 주로 쓰이는 이 말은 그대로 밴드 코토바를 대표한다. 우선 밴드명부터가 그렇다. , 언어라는 뜻의 일본어 言葉(cotoba)를 앞세운 이들의 음악은 세상에 존재하는 장르 가운데 제일 과묵하기로 유명한 매스록(math rock)이다.

 

 말이 적으면 멜로디도 줄어드는 게 인지상정, 들어보지도 않고 불친절한 음악카테고리에 이들의 음악을 넣으려는 그 손을 잠깐 멈추길 바란다.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변박과 엇갈리는 다채로운 비트 등 매스록 특유의 작법을 기본 토양으로 삼은 이들의 음악은 그러나 그 위로 누구보다 푸르고 청명한 멜로디를 흐드러지도록 흘려보낸다. 음악 외적인 활동에서도 비주얼, 라이브 연출, 팬들과의 교류까지 하나하나 개성 있고 꼼꼼하게 챙기는 멤버들을 보고 있으면, 말수가 적은 음악을 하는 밴드는 어딘가 외골수에 차가운 성정을 가졌을 거라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한 게 어쩐지 미안해질 정도다.

 

올해로 5년 차,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 말하는 말 많고 정 많은 이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 대중음악평론가 김윤하

포토 : 스튜디오 빌리빈

편집 :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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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올해 첫 싱글 쪽빛물색을 발표했어요. 코토바만의 벅차오름과 질주감을 그 어느 때보다 감성적으로 풀어낸 곡이란 느낌이었는데요, 이 곡을 아직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 직접 소개해주세요!

 

Dafne: 쪽빛물색(water blue indigo)'짙은 푸른색을 띄는 물의 빛'을 뜻하는 제목으로, '푸른 수면에 비치는 빛의 아름다움'을 담은 청량한 모던록 사운드의 싱글입니다. 곡의 감정과 물의 움직임을 사운드와 연결 지어 구현하였습니다. 쓸쓸하고 담담한 시작과 격정으로 벅차 오르는 후반부의 흐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DyoN: 가사가 살아갈 수 있을까로 시작하여 길었던 시간을 살아오면서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눈, 영원함을 찾았네라는 후렴으로 이어집니다. 부를 때마다 슬퍼서 공연 때도 많이 우는데 아니나 다를까,, 녹음 때도 눈물을 도르륵 흘리고 말았습니다. 씬디매거진 독자 분들도 각자의 삶에서 쌓아온 슬픔을 떠올리면서 들어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당신이 슬프면 나는 기쁘다.(?)

 

다양한 스타일이 섞여가고 있지만 코토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매스록이라는 장르에요. 물론 아름다운 음악이지만 대중과의 접점이 크다고는 하기 어렵잖아요. 거리를 좁혀 나가기 위한 코토바만의 특별한 노력이나 고민의 방향성이 있을까요.

 

DyoN: 맞아요, 복잡하고 계속 뭐가 바뀌고 정신 없고. (웃음) 음악적으로는 그 위에 귓가에 남는 특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실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노래가 좋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해요. 위에서 말씀 드린 쪽빛물색도 5박이 섞여있는데요, 그 박자와 딱 결합된 반복적이면서도 호소력 있는 멜로디의 노래와 베이스라인에서 박자의 낯섦 보다는 곡조가 먼저 들리실 거에요.

 

SEI: 공연, 뮤직비디오의 비주얼을 가급적 트렌디하게, 동시에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스타일링하고 있어요. 가장 먼저 인지하게 되는 것은 외견이고, 음악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니까요. 모두의 시선을 오랫동안 사로 잡겠다는 마음으로!

 

코토바는 언더그라운드 신에서도 특별히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많이 가진 밴드로 유명해요. 비건 비누나 스티커 타투 같은 독특한 머천다이즈도 있었고, 이번에는 싱글 발매에 맞춰서 포토카드나 미니 폴라로이드를 판매하거나 일명 예절샷이벤트를 열고 있더라고요. 이런 아이디어는 보통 어디에서 얻고, 밴드 내에서는 누가 어떻게 담당하고 있나요?

 

DyoN: 멤버들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아요. 머천다이즈를 통해 팬분들의 생활 속에서 음악이 아닌 것으로도 함께하고 싶었고, 가급적 여러 가지 걱정 없이 소비하실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합쳐져서 비건 비누, 무카페인 티 백 세트 등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Minsuh: 예절샷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카드를 꾸미시는 걸 보고 저도 저희 포토카드를 이래저래 꾸며보던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포토카드를 예쁘게 꾸몄으니 다들 하시는 것처럼 맛있는 음식과 사진을 찍어 봤다가, 이걸로 이벤트를 열면 어떨까 싶었어요. 사실 저는 단순히 음식과 포토카드를 함께 찍어주시는 것으로 참여하는 이벤트를 생각했는데, 올려주시는 사진들을 보니 다들 너무 예쁘고 귀엽게 포토카드를 꾸며 주셨더라고요. 저희가 팬분들께 무언가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이벤트였지만 덕분에 저희에게도 많은 즐거움과 힘이 되고 있습니다.

 

DyoN: 멤버들과 이런 아이디어를 언제든지 자유롭게 공유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종종 합주하다가 쉬는 시간에 산으로 가는 회의를 하기도 합니다. 최종 결정권은 저에게 있어요 하하하.

 

Minsuh: 아 실크 프린팅 컵 하자고~~!!!

 

DyoN: 있어봐아직 생각이 다 정리되지 않았어

 

Dafne: 이런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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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름 때문에 이 질문도 정말 많이 들어봤을 것 같아요. 멤버 분들 모두 일본 문화를 좋아하시나요? 혹시 각자 좋아하는 일본 문화나 콘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Dafne: 네 맞습니다, 다들 애니메이션과 음악을 좋아해요. 개인적으로는 도라마코리아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일본 드라마들을 좋아해요. 최애는 고독한 미식가입니다.

 

DyoN: 전 만화책을 너무 좋아해요. 집에 1,000권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 300권만 남기고 정리했습니다. 특히 ‘NANA’, ‘Given’ 등 밴드 만화를 좋아합니다.

 

SEI: 저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엘든 링같이 해요!

 

Minsuh: 일본 음악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최근에 나온 LITE의 싱글을 자주 듣고 있어요. 어제는 Ling Tosite Sigure의 새 앨범을 들었습니다.

 

올해로 결성 5년 차에요. 밴드가 다 그렇지만 특히 한국에서 밴드를 5년 이상 이끌어가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코토바의 지난 5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문장에 담긴 에피소드나 의미도 같이 풀어주세요.

 

DyoN Joo: 한 문장..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감사하다 진짜...” 두 문장이네요.

 

Dafne: 한문장으로 한다면.. ‘우리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인 것 같아요. 해나갈 수록 많은 것들을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음악을 만드는 건 뮤지션이지만 그 외에도 할 일이 매우 많기 때문에 저희와 협업해주시는 여러 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그들은 중요한 동료인 동시에 친구입니다. 저희를 좋아해주시고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팬분들께도 큰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멤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드디어 코로나가 끝나고 이런저런 공연 자리가 많아지고 있어요. 코토바도 4월 말 오랜만에 라이브 클럽 데이 무대에 서는데요. 쟁쟁한 라인업 가운데에서 코토바의 무대를 꼭 봐야 하는 이유를 강력하게 어필해주세요!

 

SEI: 코토바가 처음 도전하는 프레피 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카리스마 있게 멋진 앞뒤 두 팀 사이에 끼어서 산뜻하게 차려 입고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코토바를 기대해주세요!

 

Minsuh: 지난번 라이브 클럽 데이에서 나루토의 악당 아카츠키 모습으로 만났던 이후 처음 뵙네요! 어떻게 하면 지난번의 임팩트를 넘어서는 공연이 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답니다.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재밌겠다~!! +_+!!!

 

곧 단독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역시 코토바답게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되는 공연이라고 들었는데요, 자세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SEI: 같은 날 하루 3, /저녁/밤 세 번의 시간대에 공연을 펼칩니다. 의상 모티브는 운동을 갓 마친 학생, 퇴근 길 지친 직장인, 그리고 밤은아직 비밀입니다! 각 시간대에 꼭 맞는 선물도 준비하고 세트리스트도 모두 다르게 구성해서 신선하고 짜임새 있는 공연을 올릴 예정이니 기대 많이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Minsuh: 저희의 회의 보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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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장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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