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by XINDIE posted Jun 20, 2022
Extra Form
회차 22년 6월
아티스트 새봄

Xindie_Vol80_0_cover.jpg

 

나와 같은 사랑의 주파수를 찾아서

 

사랑을 노래하는 음악가는 무수히 많다. 사랑을 노래한 음악가를 하나하나 세는 것보다, 한 번도 노래해본 적 없는 음악가를 찾는 게 빠를 정도다. 그러나 그렇게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노래 가운데 내 마음을 꼭 닮은 사랑 노래 하나를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풍요 속 빈곤이라 해도 좋을 무궁무진한 사랑 노래 더미 속에서, 새봄은 자신과 흡사한 사랑의 주파수와 온도를 가진 청자를 찾아 수년째 순항하고 있는 작곡가다. 2014년 발표한 첫 싱글 내 어린 날에이후 다양한 보컬리스트와 함께 호흡하며 이제는 새봄스러운 사랑 노래라는 말을 써도 부끄럽지 않은 시간을 쌓아 올렸다. 자신의 이름을 딴 어느새봄이라는 레이블과 카페 운영으로 새봄만의 세계를 확장해가고 있는 그가 2022 5, 늦봄 바람을 닮은 노래 너는 바람을 가지고 돌아왔다.

 

글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ㅣ 사진 지운 @hereiscloudlandㅣ 편집 오상훈

 

2206씬디_새봄님2.jpg

 

새 노래 너는 바람은 어떤 노래인지 소개해 주세요. 함께 작업한 참솜과는 2019비 오는 날이 좋아질 것 같아이후 다시 작업하게 되었는데요, 간단한 작업기도 함께 알려주세요.

 

참솜과 함께한너는 바람은 지난 16년 미니앨범 '당신이 두고 간 가을'에 더블 타이틀로 수록되었던 곡이에요. 당시 여자 보컬과 함께했는데 리메이크를 하면서 색다른 느낌을 주고자 혼성팀인 참솜과 함께하게 되었어요. 기덕, 지수씨의 보컬 합이 너무 좋고 참솜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아서 협업을 할 때마다 정말 수월하게 진행이 돼요. 서로 사족이 없다고 해야 하나? 설명하게 만드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웃음) 이런 부분들이 참 사소하지만 은은하게 남아서 나중에 곡을 들을 때마다 생각이 나곤 하는데 참솜과의 작업은 그래서 항상 유쾌하게 기억되는 것 같아요.

 

8년여간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보컬은 보통 어떻게 결정하고 섭외하나요? 또 새봄이 선호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따뜻한 목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뭐랄까,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는 목소리요. 제 곡의 분위기도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보컬 분들을 항상 찾아 헤맨답니다. 함께 작업하는 보컬 대부분이 저와 친분이 있거나, 아니면 주변 지인과 친분이 있거나 해서 아예 모르는 분과 작업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편이라, 감정 소비가 많으면 다음 시작이 어려워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지인에게 보컬을 소개받을 때도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성격이에요. (웃음)

 

데뷔 후 150여 곡이 넘는 노래를 만들고, 발표했습니다. 당연히 모든 곡이 소중하겠지만 지금까지 만든 노래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게 완성된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인가요? 이유도 알려주세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겠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혼자 열흘 정도 제주도에 다녀왔어요. 생각도 정리하고, 나를 돌아보고 싶었거든요. 바다를 가득 채운 윤슬을 바라보며 박재우씨와 함께한사랑이란 노래를 계속 들었어요. 풍경이 주는 황홀함이 더해져서 그런지 너무 좋더라고요. 평소에 제 노래를 잘 듣지 않는데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노래할 생각 없느냐는 이야기 정말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혹시 혼자 몰래 시도해보거나 노래를 녹음해본 적은 없나요?

 

정말 단 한 번도 없어요. 노래하는 제 목소리를 정말 안 좋아하고 쑥스럽기도 해서요. 앞으로도 아마 특별한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노래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2206씬디_새봄님1.jpg

 

 

사랑과 감정에 대한 섬세한 터치가 인상적인 곡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평소 어떤 식으로 작업하시는지 작업 루틴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평소에 메모를 많이 해둬요. 지금 대충 메모장을 보고 왔는데 폴더가 1600개 이상이네요. 그 정도로 순간순간 생각나는 것들을 습관처럼 메모해두고, 생각을 잘 모아놨다가 곡을 쓰기 전이나, 곡을 쓰다 막히는 상황이 오면 꺼내봐요 가사는 보통 이런 식으로 작업 하는 것 같아요. 작업 루틴은 때마다 다른데 가장 수월한 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할 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목부터 정하는 경우도 많아요.

 

음악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느새봄이라는 레이블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이자 사장님이기도 해요. 세 가지 역할 모두 만만치 않은 자리라고 생각하는데요, 일상 속에서 서로 간의 조율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나요?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카페에 출근해서 손님을 마주하고 직접 커피를 내리고 식물을 돌봐요. 레이블 식구들과는 정말 자주 만나고 거의 하루도 안 빼고 연락을 하기 때문에 일상을 공유하는 중간중간에 일 이야기를 같이 하곤 해요. 카페 일이나 레이블 식구들과의 소통은 저에게 소모가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채우는 과정이라 특별히 조율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중간중간 더 신경 쓸 일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이제 일상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얼마 전 바로 그 곳 어느새봄에서 레이블 공연을 열었어요. 어떤 시간과 경험이었는지, 또 흡사한 혹은 다른 형식으로 앞으로 기획하고 있는 공연이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2020 6 6일에 카페를 오픈 했는데, 그날을 기념해서 매년 같은 날 공연을 하고 있어요. 올해 벌써 두 번째 공연을 했네요. 마음은 항상 충만한데 명분이 있어야 몸이 움직여져서 이렇게 일 년에 한 번뿐이라도 팬분들과 만날 약속을 만들고 있어요. 레이블 식구들과도 공연을 하고 나면 확실히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전우애 비슷한 감정도 생기고요.(웃음) 예전보다 공연할 수 있는 상황도 많아 나아지고 있어서 앞으로 저희 레이블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기획공연도 진행해 볼 예정이에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려요!

 

 

 

?

CLOSE